시류에 따라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읽었습니다.
1980년의 5.18에 대해서는 제 또래의 분들이라면 학교에서 어렵게 어렵게, 어떻게 어떻게 해서 몰래 몰래 그 때의 참상과 비참한 현실을 부분 부분으로 편집한 비디오 동영상을 돌려 보았을 것입니다. 물론 이것도 모든 학생들에게 주어진 기회는 아니었고, 아름 아름 짭새(그 당시 경찰을 비웃으며 일컫는 말이었지요.)의 눈을 피해 밀실에서 볼 수 밖에 없었지요.
물론 그 뒤로 군부 독재 정권인 전두환, 노태우 정권이 끝이 나고, 비록 군부 독재 세력과 야합했다는 비난을 받았지만, 그 당시 그래도 민주 세력이라고 지칭됐던 김영삼 세력(그 당시 통민당 세력 일부)이 문민 정부로 정권 교체 아닌 정권 교체를 이룬 후 민주화에 약간의 성취가 있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김영삼 문민 정부 때 IMF 사태라는 경제 주권을 잃는 경제 국치를 겪은 후에 진정한 정권 교체라고 할 수 있는 여야가 바뀌고 어떤 의미에서 좀 더 진정한 민주 세력이라고 볼 수 있는 야당의 새정치 국민 연합의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 좀 더 진일보한 민주화를 이룬 후에 공중파 방송과 공영 방송 그리고 심지어 국영 방송인 KBS에서 조차 이 광주 민주화 운동인 5.18 관련 동영상을 방영했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는 전 국민이 5.18 관련 동영상을 제한 없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때, 학생 시절과 국영 방송에서도 틀어 전국민이 볼 수 있었던 때에도
그 동영상을 보면서 충격과 울분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뒤로 40여년이 지난 지금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이라는 작가의 소설을 통해 읽게 되니, 그 감회가 더 새롭기도 하고 그 당시의 참상과 비참함을 생생하면서도 찌릿찌릿한 어체로 문자화된 글을 보니 동영상과는 또 다른 현실감 속에 젊은 날의 분노가 새록 새록 다시 솟아 오르고 그 참상의 현실 속에서 자행되었던 인간의 금수 같은 잔인함에 치를 떨게 됩니다.
기독교인으로서 인간이 본래 죄인이라는 것이 더욱 더 새삼스럽게 와 닿습니다.
한강씨는 이 비참함을 그의 문체로 잘 풀어 내 주어 감사하고 문인으로서의 그런 역사 인식과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됩니다.
좋은 작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