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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

jdmer 2024. 10. 17. 20:21

둘째인데 첫째가 된 사랑하는 딸, OO이가 드디어 무상 교육의 마지막인 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1. 그런데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코로나 19) 감염병 때문에 졸업식도 약식으로 교실에서 하고, 부모님조차도 등교 자제 요청 가정 통신문에 갇혀 기념 사진도 찍지 못하고 끝냈습니다. 

다행히 우리 딸은 자기 엄마가 학교 운영위원장을 지낸 운영위원이라 감사패를 받아야 해서 등교할 수 있어 엄마하고는 사진을 찍었다고 합니다.

저는 졸업식이 끝나고 식사하기 위해서 식당을 예약하고 졸업식 끝난 딸과 아내를 태우러 차를 가지고 학교 정문까지만 가서 사진도 못 찍고 쫓겨 나듯이 식당으로 갔습니다.

 

2. 그러면서 우리 딸 또래는 정말 조금은 억울한 학번이라는 생각을 잠깐이지만 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딸 또래는 이번 고등학교 졸업식뿐 아니라 4-5년 전인가 메르스 사태로 중학교 수학 여행을 게획했다가 가지도 못하는 일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심지어 지금 모든 무상 교육의 마지막이고 정점인 고등학교 졸업식도 이렇게 제대로 식도 하지 못하고 치르게 된 것입니다.

참 억울한 또래들입니다. 우리 딸 또래들은 자기들끼리도 서로 이렇게 자조 섞인 말을 합니다.

 

3. 그리고 우리 딸은 모든 입시에서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우리 딸은 불행해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가 더 불안합니다. 저희는 지방대학은 형편상 안된다고 못을 박아서 서울과 수도권 대학 위주로 넣었는데 모두 다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우리 딸은 우리를 위로합니다. 사실 자기는 지금 무엇을 전공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모르겠다고 그래서 대학을 가도 방황하다 등록금만 버릴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도 공부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목적 의식과 목표 의식이 없어서 공부할 수 없었다고 변명아닌 변명을 합니다. 제 생각에는 이것은 변명인듯 변명 아닌 변명 같아 보입니다. 

 

4. 그런데 우리 딸은 착합니다. 이것은 제 얘기가 아닙니다. 먼저는 자기 친구들이 말해줍니다. 그리고 할머니 작은 아빠, 작은 엄마들이 이구동성 칭찬합니다. 그리고 학교 선생님들이 그렇게 말해 줍니다. 그렇다고 효녀 심청이 같이 착하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저 심성이 그리 나쁘지 않고 착하다는 이야기입니다.

 

5. 그리고 우리 딸은 주일 날 교회는 스스로 잘 갑니다. 고 3 때도 스스로 잘 갔습니다. 제가 목사라서 그런다고 하실지 모르지만 그건 아닙니다. 저는 중학교 1학년 때 쯤까지는 교회를 데리고 다녔습니다. 그러면서 중2 때부터는 신앙은 개인의 자유 의사에 의해 결정하는 것이므로 이제 네가 알아서 가라.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계시고 주일에 교회를 가서 예배를 드리는 것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인데 주일에 교회 가는 것은 네 신앙이고 너를 위해서 하는 것이니 네가 알아서 해라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더이상 주일에 교회 가는 것은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 딸은 하나님을 알고 주일에는 자기 뿐 아니라 친구들을 깨우고 챙기면서 비록 지각은 해도 빠지지 않고 주일에 교회를 다녔습니다.

 

우리 딸을 생각하면서, 무상 교육을 다 마친 우리 딸을 생각하면서 글을 써야겠L다고 생각만하다가 이제야 씁니다.

 

비록 대학은 떨어지고 자기 적성과 자기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했지만 주일에 친구들을 챙겨서 교회에 열심히 가는 우리 딸이 사랑스럽고 자랑스럽습니다. 

재수도 학원 가지 않고 자기가 알바해서 하겠다고 합니다. 

딸바보 팔불출 아버지의, 딸 자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