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과히) 과학 만능의 시대인 것 같습니다.
과학이 (무슨) 모든 상황과 모든 학문의 기준이고 척도인 것처럼 말합니다.
그래서 과학이 인문학까지도 평가하고 증명 하려고 하고,
심지어는 종교의 영역까지도 침범하여 과학이 종교를 평가하고 제단하고 증명 하려고 합니다.
20세기 후반 한국 교회에 한창 유행했던 창조과학회와
요즘 항간에 뜨거운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유신 진화론 논쟁 등이 그 좋은 실례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예전에 한 때는 뭘 모르고 순수함과 열정만 있었던 무식한 기독 청년 신앙인으로
창조과학회를 꽤나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적극적으로 옹호하기도 했었습니다.
그저 무식하고 순수하기만 했던 신앙의 발로였지요.
하여간 그랬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계시를 정확무오한 진리로 믿고
그 속에서 하나님을 믿고 그분의 창조와 구원과 회복과 완성의 재림을 믿는 신앙과
변화물쌍한 대상인 현상을 근거로 불완전한 연구 주체인
인간이 관찰하고 사고하여 도출해 내는 개연성의 학문인 과학을
같은 선상에 놓고 논의 할 수 있는 것인지는 의문을 넘어 감히 수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과학은 철학에서는 형이상학이 아니라 형이하학에 해당하는 학문으로,
철학에서 세분화 되어 나왔고, 또다시 여러 분야로 세분화 된 학문입니다.
과학은 그 출발부터가 개연성의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현대는 이 과학이 무슨 진리나 되는 것처럼 과대 평가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눈에 보이는 것만을 선호하고 쫓는 인간의 모습과
특히 어느 시대보다 더욱 더 눈에 보이는 것에 치중하는 현시대의 세태와
인간의 욕망을 먹고 자란 자본주의 속에서 극대화된 물질 만능주의 풍토 속에 나온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이 개연성의 학문으로 확률에 근거하지만
눈에 보이는 현상을 연구하여 또다른 현상을 도출해 내서 가치와 부를 내고 있고
황금 만능주의의 자본 주의에서는 꿩 잡는 것이 매라고 이런 부(富) 창출의 과학이
모든 것의 상좌에 앉아 제왕의 자리를 차지하고 호령하고 있는 형국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시대가 말기 자본 주의 시대인 현대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시대는 효율과 성과라는 자본 주의 시대의 가치에 모든 것들이 불랙홀처럼 빨려 들어갑니다.
그래서 인간의 자유, 여유, 여백, 도덕, 윤리, 용서, 협력, 도움, 공동체, 사회, 종교 그 모든 것들이 터부 시 되고
오직 효율과 성과를 극대화하는 101011...로 상징되는 2진수 10진수 16진수의 과학만이 활개치는 시대가 되어 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시대는 인간성도 사라지고 오직 부와 물질에만 모든 마음을 빼앗기고 그것에 의해 모든 것이 작동하는 무서운 시대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상막한 시대가 바로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지금의 시대가 아닌가 하는 막연한 우려와 걱정을 하게 됩니다.
이후로 어떠한 자성과 자정이 일어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그 기대조차 쉬히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둠이 짙어질수록 새벽이 더 가까워지는 것처럼 절망이 짙어질수록 희망이 가까워질 것이라는 실낱 같은 희망의 끈을 단단히 붙잡아 봅니다.
새날, 새로운 봄날은 오리라 생각합니다.